말이 싫었던 날
시끄러운 것도,
잔잔한 위로도
전부 부담이었다.
그냥 아무 말 없는 곳이
제일 듣기 좋았다.
길을 걷다 마주친 불빛
네온사인이 작게 흔들렸다.
밝지도, 어둡지도 않은
애매한 빛.
애매한 내 기분엔
딱 그만한 명도가 맞았다.
인사도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계산적인 환대보다
가만히 두는 게 낫다.
다행히 이곳은
그걸 안다.
선택할 수 있는 여유
매니저를 고를 수 있다고 했다.
낯선 선택인데
오늘만큼은
내가 결정할 수 있는 게 필요했다.
거리가 편했다.
말투도 조용했다.
내가 그걸 원한 걸 알고 있었다는 듯이.
마이크는 쓰지 않았다
음악만 들었다.
반주기 소리가 좋았다.
잡음 없고
귀를 자극하지 않았다.
조명이 낮았다.
벽은 생각보다 따뜻했다.
떠나도 괜찮은 공간
일어난 뒤에도
무언가를 마무리할 필요가 없었다.
그냥 일어나면 되는 구조.
그게 더 나았다.